● 2014년의 고난주간은 아마도 영원히 잊지 못한 고난주간이 될 것 같습니다. 인천에서 제주까지 운항하는 여객선 ‘세월호’가 어처구니없는 난파를 당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유명을 달리한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 대부분의 사망, 실종자들이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 16-17살의 어린 학생들이라고 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사랑하는 자녀들을 검붉은 바닷물 속에 가두어 둔 채 해안가에서 오열하는 부모들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처참하고 안타깝고 슬픈 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생떼 같은 자식들, 이제 다 키워 놓았더니 말도 안 되는 사고로 사지에 몰아넣은 세상에 대한 원망과 분노가 하늘을 찌를 듯합니다. 이것이 어찌 그들 부모들만의 문제이며, 슬픔이겠습니까?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부모의 문제이며, 우리의 문제인 것입니다.
● 속속 밝혀지는 사실들을 보면, 그야말로 인재(人災)라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선진국으로 진입했다고 자부했던 한국의 치부가 그대로 들어난 것 같은 총체적 부실에 얼굴이 화끈거림을 느낍니다. 도무지 몇 명이 탔는지, 얼마의 짐을 실었는지를 여전히 알 수 없는 부실한 행정처리, 명백한 사고가 났음에도 자기들끼리 교신을 주고받다 승객들을 남겨두고 탈출한 선장과 선원들의 무책임성, 탈출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객실에 남아있으라고 하는 문답무용의 안내방송, 생존자 구출을 위해 조직된 대책위의 부실한 위기관리능력, 오히려 함께 힘을 합칠 수 있도록 돕기 보다는 국론을 분열시키는 듯 보이는 한심한 언론들, 그리고 이 와중에 선거철 얼굴 알리기 위해 방문하는 정치인들과 관료들, 도대체 어디에 슬픔과 좌절 가운데 잠긴 부모들을 위로하고 보듬어주는 모습이 있는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 그러나 한 편 돌아보면 이 엄청난 슬픔은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며, 부끄러움입니다. 내가 하지 않았기에, 내가 당하지 않았기에 나는 이 일에서 자유롭다고 할 사람이 누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야말로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다 내 탓입니다.’라고 회개하고 울부짖어도 부족한 죄 많은 인간이며, 이기적이며, 탐욕으로 가득한 죄인인 것을 고백하게 됩니다.
● 주여! 이 큰 아픔 가운데 살아남은 자들에게 용기를 주시옵소서. 여전히 갇혀 구조를 기다리는 많은 이들을 긍휼히 여겨주시옵소서. 그들을 구조하기 위해 애쓰는 대원들에게 지혜와 힘과 용기를 허락하옵소서. 생존자를 기다리는 부모들에게 하나님의 은혜를 부어주소서. 무엇보다 사랑하는 자녀를 잃은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셔서 부활의 소망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 부활하여 일어나라! 사랑하는 이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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